제목 |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학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취업 못하면 등록금 돌려줄 것” [출처: 중앙일보]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학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취업 못하면 등록금 돌려줄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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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의료IT공학과 | 등록일 | 2016-10-21 | 조회 | 19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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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건양대 총장
충남 논산에 있는 건양대는 2016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교육중심대학 2위에 올랐다. 교육중심대학이란 대학의 중점을 교수 연구보다 학생 교육에 두는 대학을 말한다. 학기 시작 전 교수들이 모두 모여 학생들에게 가르칠 강의계획을 함께 점검하는 대학은 건양대가 유일하다. 산업체 경력이 있는 교수 비율이 타 대학에 비해 높아 학생의 취업률도 함께 올라간다. 이 대학의 설립자이자 전국 대학 중 최고령 총장인 김희수(88) 총장에게서 대학 교육의 성과를 높이는 비결을 들었다.
취업률 80% … 다른 대학에서 벤치마킹 와
질의 :올해 대학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응답 :“전국에서 학생들이 논산까지 왔는데 학교가 해 주는 것도 없다고 하면 누가 여길 찾을까. 우리 대학은 1990년 설립됐는데 그때부터 대학의 핵심 모토가 ‘가르쳤으면 책임진다’였다.”
질의 :어느 정도로 공부를 시키나. 응답 :“수업 전 학생은 사전학습(Pre-Class)을 통해 공부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고 수업에 들어가 학습준비도를 평가받는다. 수업 중 적용학습(In-Class)에서는 팀을 꾸려 토론한다. 교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은 스스로 심화학습(Post-Class)을 통해 배운 내용을 리뷰하고 평가한다. 이렇게 하면 배운 것의 70% 이상은 머리에 남는다. 교수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끝나는 다른 대학의 교육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질의 :다른 대학들이 벤치마킹하러 찾아온다. 응답 :“우리 학교에 와선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많이 묻는다.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를 이루도록 제도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1~2학년 때 전공 기초부터 심화 단계까지 교육하고 3~4학년 때는 현장실습과 취업 준비에 집중하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질의 :학생들에게 “대학에서 시키는 거 다 했는데 졸업하고 취직을 못하면 등록금을 다 돌려주겠다”고 했다는데. 응답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당당하게 얘기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내 사비를 들여서라도 돌려줄 생각이다. 학부모가 귀한 자녀를 4년 동안 우리에게 맡겨 적지 않은 등록금을 냈는데 취업도 못하고 백수생활을 한다면 가르친 우리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 학교에서 제시한 취업 프로그램과 교과 과정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내가 책임진다.”
학기 시작 전 모든 교수 모여 강의계획 점검
질의 :실제로 취업률이 상당히 높다. 응답 :“올해 졸업생 1600여 명의 취업률이 80%를 넘는다. 우리 대학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취업률을 우선에 두는 대학은 없었다. 오히려 지성의 전당인 상아탑에서 취업률에 관심을 갖는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교육에는 반드시 성과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지 않은 등록금을 들여 대학에 왔으면 사회가 원하는 인재로 성장시켜 좋은 기업에 취직시켜야 학생 본인과 그 부모님에게도 떳떳할 수 있다.”
질의 :학생 취업을 위한 대학의 노력을 소개해 달라. 응답 :“얼마 전 정부의 프라임 사업에 선정됐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예약학과 시스템이다. 예약학과란 개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짜 가르치며, 졸업 후 취업을 예약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세계 기업 소프트웨어 분야 1위인 독일의 ‘Global SAP’사와 함께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가장 원하는 2년 경력 수준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기업소프트웨어학부’를 신설했는데 이게 예약학과다. SAP는 다보스포럼에서 ‘향후 100년간 생존할 세계 100대 회사’로 꼽힌 적이 있는 세계적 기업이다.”
질의 :기업도 교육에 참여하나. 응답 :“그렇다. 기업이 원하는 교과목을 넣고 기업도 함께 교육을 하는데 그 기업이 졸업생을 안 뽑아 갈 이유가 없지 않나.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게 예약학과 시스템이다.”
질의 :국내 기업과도 예약학과를 운영하나. 응답 :“이미 웅진·농심NDS·대상정보기술·LG비앤이파트너스 등 국내 대기업과 각 분야에서 세계 수위를 다투는 국내외 건실한 기업들과 취업 예약을 위한 기본적인 협약을 맺은 상태다. 또 보건복지부가 2020년까지 세계 5대 임상시험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한 것과 관련해 임상시험을 담당할 임상시험코디네이터(CRC)·임상시험전문요원(CRA)을 양성하고자 임상의약학과도 신설했다.”
LG·웅진·농심 등 맞춤형 교육 ‘취업예약’
질의 :요즘 학생들은 안정적인 7·9급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데. 응답 :“고시 공부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싶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한다. 거기에 들이는 시간이면 다른 분야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질의 :교수들도 상당히 힘들겠다. 응답 :“교수가 변하지 않으면 대학은 달라지지 않는다. 과학자에게 20년 전의 연구실을 사용하라고 하면 쓸 수 있는 과학도구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교수에게 20년 전 강의실에서 강의하라고 해도 큰 어려움이 없다는 말도 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많은 교수가 똑같은 강의계획서로 강의한다. 우리 대학에선 이렇게는 못한다. 우리 대학에 있는 교수들은 ‘지옥’이라고 하고, 학생은 ‘천당’이라고 한다.”
질의 :요즘 대학생들은 ‘헬조선’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응답 :“요즘 유행한다는 이 말을 정말 안 좋아한다. 5000년 우리 역사에서 삼시 세끼를 걱정하지 않았던 시기가 고작 최근 50년 아닌가. 스스로 지옥에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지옥이 되고 천당에 있다고 생각하면 천당이 되는 것 아닌가.”
질의 :학생 수가 크게 줄고 있다. 앞으론 어떤 대학이 살아남을까. 응답 :“기업 탓, 사회 탓 등 남 탓 하기 전에 대학부터 좀 달라져야 한다. 학생들이 4년 배우고 밖에 나가 보니 배운 게 안 먹힌다는 말이 나오게 하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을 친자식처럼 생각하는 대학은 살아남을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학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취업 못하면 등록금 돌려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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